맞아요. 한글로는 타이포디자인이라는 이름이지만 영문으로는 'TYPE4 DESIGN'이라고 하죠. 풀어서 보면 Type는 활자, 글자라는 의미가 있어요. 형태나 유형이라는 뜻도 있고요. 여기에 숫자 4가 붙어요. 전치사 'for'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네 번째 타입(유형)'이라는 뜻도 되지요. 제3의 유형이 현재 우리 눈에 보이는 형식이라면 제4의 유형은 새롭게 창조되는 형태를 의미합니다. 끝없이 갈고 닦는 과정에서 창조되는 새로운 '무언가'를 뜻하는 것이죠. 

그렇죠. 타이포디자인연구소에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들을 찾아본다면 '기본', '균형', '조화', '새로운 가치'같은 단어들이라고 생각해요. 제4의 유형을 탄생시키기 위해 필연적인 것들이죠.

기본에 충실한 폰트, 한글의 품격을 높이는 폰트를 개발하기 위해 늘 노력했어요. 결국 폰트 디자인이라는 건 디자이너가 필요로 하는 걸 디자인하는 일이거든요. 디자이너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 폰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욱 기본에 충실해야 하고, 균형과 조화를 고려해야만 하죠. 그리고 완벽한 균형과 조화를 이루려면 반복적인 실험과 검토가 필요하고요. 항상 이런 부분들을 신경써서 폰트를 개발하고 있어요.

폰트 디자인을 한다고 해서 다른 디자인을 몰라도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폰트 디자인을 포함한 모든 분야의 디자인과 조형 감각을 계속해서 기르고, 유지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폰트 디자인 또한 자신만의 영역에 함몰되어 있으면 금방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어요. 다양한 스타일과 시대의 흐름 같은 것들을 꾸준히 받아들여야 하죠. 그렇게 새로운 경험과 감각을 받아들이다보면 오히려 나만의 철학은 좀 더 견고히 뿌리를 내리고, 무성해지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사랑 받는 '타이포_쌍문동'을 가장 먼저 추천드리고 싶어요. 꽉찬 정사각형 모듈의 복고풍 서체인데요. 주목도가 높아 제목용으로 사용하기 좋아요. '타이포_달꽃'이라는 캘리그라피 폰트도 추천합니다. 막상 쓰려고 하면 마음에 드는 캘리그라피 폰트가 많이 없거든요. 달꽃은 붓의 번짐이나 필획이 잘 살아 있기 때문에 서정적이면서도 귀여운 인상이 특징이에요. 본문용으로는 '타이포_씨고딕Pro'나 '타이포_씨명조Pro'를 꼭 한 번 써보셨으면 좋겠어요. 11,172자를 모두 제작했고, 각각 8종의 패밀리를 갖고 있어서 풍부한 표현이 가능합니다. 

디자인의 가치를 높이는 완성도 있는 폰트, 기본에 충실한 폰트를 개발하는 폰트 브랜드로 기억되고 싶어요. 타이포디자인의 폰트 또한 디자인의 가치를 높이고 사용자들의 작업에 즐거움을 선물할 수 있는 도구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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